글제목 : 산수유∙능소화 품은 청정문화 쌍령마을 만들기 (2025 새싹마을공모사업_광덕면 무학2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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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5-05-13 13:12본문
<2025 새싹마을공모사업에 참여 중인 광덕면 무학2리 주민>
새싹마을공모사업은 천안형 마을만들기사업 지원 체계에 따른 1차년도 신규마을이 참여하는 공동체 활성화 사업으로, 마을 발전 계획 수립부터 실행까지 현장에서 실천해보는 '현장 실천 학습 사업'입니다. 매년 3월부터 6월까지 추진되며, 마을의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응원합니다.
봄꽃이 만개한 4월 19일, 새싹마을공모사업을 추진 중인 문화자원이 풍부한 ‘광덕면 무학 2리’를 찾았습니다. 마을 입구 에는 “산수유·능소화 품은 청정문화 쌍령마을 만들기” 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방문객을 반겼고, 마치 따뜻한 초대장을 받은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도로 양옆의 벚나무는 꽃비를 흩날리며, 마을에 봄이 온 것을 환하게 알리고 있었습니다.
<쌍령마을>
무학산은 산세가 학이 춤추는 형상과 같아 '춤추봉'이라 불리며, 학이 춤추고 놀았다는 전설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학의 긴 다리처럼 곧게 뻗은 길을 따라 마을회관에 도착했을 때, 김희정 마을지원 활동가님이 사진을 찍고 계셨고, 최용현 이장님과 마을 주민들은 방부목 화분을 만들고, 능소화 나무를 심는 작업을 하고 계셨습니다. 잠시 쉬는 시간을 틈타, 최용현 이장님과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왼쪽: 최용현 이장>
Q. 마을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A. 쌍령마을은 원주민 40여 가구와 귀촌민 15가구가 함께 살아가는 마을입니다. 쌍령 1, 3길은 '외동', 2길은 '내동'으로 불립니다. 내동 입구에는 수백 년 된 느티나무가 몇 그루 있어 이곳을 '장승마을'이라 부르며, 매년 추수감사제를 열어 떡을 나누어 먹는 등 풍요로운 전통을 이어 오고 있습니다. 외동에는 300년 정도 된 상수리나무도 있으며, 마을의 문화와 경관이 뛰어나 농촌관광지로 발전할 가능성이 큽니다.
<윤동주 문학 산촌>
무학산과 태봉산 사이 자리한 쌍 고개는 옛 선비들이 과거 시험을 보러 다니던 길로 알려져 ‘쌍령 고개'라 불립니다. 2023년부터는 풍세면과 광덕면 주민자치회가 공동 주관하여 쌍령 고개 과거길 약 4km 걷기 대회를 가을마다 열고 있는데, 이 행사는 매년 지속될 예정입니다. 시작을 알리는 풍물 공연과 함께 마을회관 앞에서는 주막거리 체험도 진행됩니다.
윤동주 문학 산촌에서는 윤동주를 사랑하는 문학인들이 모이는 추모제와 시 낭송 대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길을 따라가면 조선 시대 봉수대인 쌍용 봉수대 터가 보입니다. 현재 봉수대는 복원되지 않아 돌무더기 형태로 남아 있으나, 천안시는 이를 복원하여 국가유산으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Q. 새싹마을공모사업을 추진하게 된 계기와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우리 마을이 잘 알려지지 않고, 문화적으로 다소 뒤처졌다는 생각에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살기 좋은 마을로 만들어보고자 결심했습니다. 5년 전부터 벚나무를 약 400m 구간에 심기 시작했는데, 올해 봄 벚꽃을 보며 큰 기쁨을 느꼈습니다. “주민들과 협력하여 매년 꽃길을 조성하며 사람이 찾아오는 마을을 만들겠다.”는 마음으로 새싹마을공모사업을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새싹마을공모사업으로 쌍령천 주변에 산수유 나무를 심고 환경정화활동을 통해 둘레길 조성의 기반을 마련합니다. 또한, 방부목으로 울타리를 제작하고 능소화나무를 심어 능소화 정원을 조성하게 됩니다. 산수유차 시음, 그림엽서 쓰기, 산수유청 만들기 등의 체험 활동을 통해 마을 공동체의 활성화를 이끌어가고자 합니다. 이 활동들을 통해 마을 주민들이 자연의 선물을 나누고, 함께 소통하며 공동체의 유대감을 더욱 깊게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Q. 주민들이 이 활동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계신가요?
A. 지난 3월 29일 토요일에는 산수유 약 150그루를 심었는데, 그날 많은 주민들이 참여하고 식사도 나누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하루를 보냈습니다. 오늘 능소화 나무 심기 작업도 몇몇 주민들의 도움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방부목 화분 제작에도 주민들의 손재주가 발휘되고 있습니다.
무학 2리 마을은 고령화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다행히 젊은 주민들이 많아 마을에 생동감이 넘칩니다.
또한, 스마트팜을 통해 고수 재배 농장을 운영하고 있어 노인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 하고 있다고 합니다.
최용현 이장님은 마을의 좋은 소식으로, 전망대 설치 신청이 승인되어 2025년 준공을 목표로 진행된다고 자랑스러워하셨습니다. 활발한 활동과 밝은 미소로 마을 주민들을 이끄는 모습을 보니, '쌍령마을 연예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후 이장님께서 유영주 사무장님을 소개해 주셔서 인터뷰를 이어갔습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쌍령대동회 사무장 유영주입니다. 고향은 천안이며, 서울에서 살다가 8년 전 무학2리로 이주해 왔습니다. 이곳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청정지역의 매력이 있으며, 특히 윤동주 문화 산촌이 있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독서를 좋아해 광덕초등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문화센터에서는 수선 수업을 통해 배운 기술로 각 마을회관에 매트를 선물해드리고 있으며, 신생아가 태어난 가정에는 직접 만든 이불과 베개를 선물합니다. 특히 처음 제작한 물품을 다문화 가정에 선물했을 때 큰 보람을 느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Q. 앞으로 마을의 발전을 위해 하고 싶은 활동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우리 마을은 다슬기와 송사리가 서식하는 하천 생태계를 자랑스럽게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자연의 보물이 잘 보존되도록 노력하며, 이를 통해 하천 생태계의 다양성을 더하고, 마을의 자연환경을 더욱 풍성하게 가꾸어 나가고자 합니다. 또한 어르신들의 삶에서 우러나오는 감동적인 이야기들을 책으로 엮어 기록하고, 이를 후손들에게 전해주는 작업도 진행하고 싶습니다. 그들의 소중한 경험과 지혜가 세대를 넘어 이어져, 우리 마을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아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Q. 마을 주민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우리 마을 주민들은 서로 협력하고 돕는 정신이 가득합니다. 전기나 가전제품이 고장 나면 서로 힘을 합쳐 수리하고, 문제가 생기면 함께 해결책을 찾아 나섭니다. 이렇게 서로 돕고 협력하는 과정 속에서 마을은 점점 더 단단해지고, 정이 넘치는 공동체로 발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방부목 화분 제작 후 능소화 나무 식재 모습>
능소화 나무가 마을회관 담장 아래로 하나둘 심어지며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을 보니 옛 양반가의 정취가 떠올랐습니다. 능소화는 과거 양반가에서만 심을 수 있었다고 하여 '양반꽃' 또는 '어사화'로 불렸다고 합니다. 앞으로 과거길 걷기 행사 때 능소화가 담벼락마다 주홍빛으로 화사하게 피어 있을 풍경을 상상하니 미소가 번졌습니다. 꽃이 피어날 때마다, 마을 사람들의 따뜻한 손길과 정성 어린 노력이 함께 떠오르며, 이 꽃들이 앞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기쁨과 희망을 전해주길 바랍니다.
능소화 옆 나무에 앉아 있는 연초록 청개구리를 보고 이곳이 청정지역임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쌍령마을에서는 오는 10월, 윤동주 문학 산촌 행사가 열리고, 11월에는 과거길 걷기 대회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마을의 문화와 자연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이 두 행사는, 한 번쯤 다녀가면 꼭 다시 찾고 싶어지는 쌍령마을만의 특별한 매력을 전해줄 것입니다. 광덕 9경 중 5경(느티 나무와 장승제, 상수리나무), 6경(쌍령 고개 과거길, 봉수대)을 품은 문화자원의 보고, 무학2리 새싹마을공모사업을 통해 마을의 숨은 자원이 다시 조명되고, 주민 주도의 활발한 활동으로 공동체가 더욱 단단해지고 있습니다. 이 모든 변화가 어우러져 무학2리가 천안의 대표적인 시티투어 명소로 자리 잡아, 다시 찾고 싶은 마을로 거듭나기를 기대합니다.
글: 이은숙 마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