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제목 : 보약보다 좋은 꽃 길 [마음을 모으고 뜻을 모아 아름다운 덕전2리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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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4-06-05 13:53본문
버스커버스커의 ‘벚꽃 엔딩’ 콧노래가 저절로 흥얼거려지는 태조산 벚꽃길을 따라 푸른 물이 가득한 용연저수지 위를 지나니 덕전 2리 마을이 보입니다. 덕전 2리는 원주민이 사는 마을과 그 주변에 새로 지어진 전원주택들이 어우러진 마을입니다. 다름질산과 태조산 및 황금산이 어머니 품처럼 마을을 감싸고 있어 더없이 평안해 보입니다.
“주민들이 주인이니 모두들 나와서 함께 합시다”라는 이장님 방송이 동네에 울려 퍼집니다. 꽃 심기가 진행될 곳으로 가니 트럭에 오늘 심을 영산홍 1,085주가 가득 실려 있습니다. 주민분들은 방송을 기다렸다는 듯 장비를 손에 들고 현장으로 모여듭니다. 벌써 괭이로 땅을 골지게 파고 계시는 분도 있네요. 누구랄 것도 없이 도착하시는 분들은 당신들이 잘 하는 일을 찾아서 하나씩 하나씩 해나가기 시작합니다. 길 따라 중간 중간 꽃을 옮겨 놓아 주시는 분, 꽃 심을 자리 골 파는 분, 꽃 잘 자랄 수 있게 거름 올려 주시는 분, 풀 나지 않고 흙 쓸려 내려가지 않게 비닐 씌우는 분, 비닐 날리지 않게 끈으로 고정하시는 분, 길에서 계곡으로 빗물 내려가는 수통 고정하시는 분 등 모두 한마음이 되어 구슬땀을 흘리시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게 보입니다. 마을을 아름답게 가꾸는 데에는 나이와 상관이 없나 봅니다. 이 마을에 가장 연장자이신 90세 어르신도 이 마을에 가장 어린 12살 초등생도 함께 하는 모습에서 어른과 아이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덕전 2리의 참모습을 보는 듯합니다.
오늘 꽃 심기를 하기 위해 버스 정류장부터 마을 안까지 400m 거리를 풀을 뽑고, 흙이 부족해서 포클레인으로 계곡에서 흙을 파 올려 미리 준비를 해 놓으셨답니다. 이제 꽃 심기 시작입니다. 2줄로 심어지는 영산홍과 함께 덕전 2리는 꽃길로 변화해갑니다. 마을을 대표하는 표지석 주변도 꽃으로 감싸줍니다. 마을 입구 버스정류장에 묻은 손때를 닦아주는 여자 어르신, 버스 정류장 표지판까지 청소해 주는 청년회, 구슬땀을 흘리는 주민들을 위해 먹기 좋게 자른 빵을 가지고 와준 부녀회, 모두가 제 역할을 하며 한마음이 되었습니다. 꽃길이 완성되어 가는 중에 멋진 꽃길을 상상하며 맛있는 점심 준비를 하는 부녀회. 깔깔깔 호호호 행복이 묻어나는 웃음소리와 함께 만들어진 점심은 얼마나 맛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꽃이 심어지니 최고령자 곽병철(90세) 어르신은 가위를 들고 전지를 시작하십니다. 젊어서부터 꽃 가꾸기를 좋아하셨다며 이번 봄에도 수선화를 사 오셔서 심으셨답니다. 곽원희(84세) 어르신은 꽃 심어진 자리에 흙이 부족하다며 쪼그리고 앉아 손으로 흙을 북돋아 줍니다. 꽃을 바라보면 마음이 편하고 행복해서 보약보다 좋다며 꽃이 만병통치약이라 하십니다. 만병통치약인 꽃을 마을 길에 심어 놓으니 앞으로 100살이 넘도록 살 것 같다 하시며 환한 미소가 얼굴 가득이십니다. 설레는 ‘첫사랑’의 꽃말을 갖고 있는 영산홍. 동네 주민들과 더불어 덕전2리를 지나는 모든 분들이 영산홍 꽃길에서 서로를 아끼고 존중하며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면서 첫사랑 할 때처럼 행복하길 바라봅니다.
주민들이 마을을 예쁘게 가꾸고 싶어 해서 새싹마을학교 교육을 받게 되었다는 곽채영 이장님. 우리 마을은 젊은 자원이 풍부하고 주민들 마음이 고우며, 성거산과 태조산이 발원지인 산방천이 마을 한가운데를 흐르고 있고, 멋진 느티나무 2그루가 주민들과 함께 한다고 자랑이 한가득입니다. 영산홍으로 마을을 아름답게 가꾸고 서로 소통을 원활히 하기 위하여 마을 게시판까지 설치하는 것이 목표라 합니다. 앞으로 영산홍 꽃길을 용연저수지까지 연결하고 산방천 주변에 테크 길을 만들어 위험도 줄이고 산책도 할 수 있도록 가꾸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포부를 밝히는 이장님.
농촌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는 요즘 천안시와 마을공동체에서 마을을 위해 이렇게 좋은 일을 해주셔서 너무나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마을을 발전시키는 데 함께하고 싶다’ 말씀하십니다. 무지개만큼이나 서로 각양각색인 사람들이 새싹마을공모사업을 위해 교육도 받고 조직도 완성 시키게 되면서 마을이 체계적이면서도 소통이 원활하게 되었다며 한마음으로 함께 해주신 마을 분들께 감사하다 하십니다.
마을 주민 전부 합동해서 하니까 좋다고 하는 차재린 주민,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 마을이 어떻게 발전될지 너무나 기대된다는 곽정호 주민. 앞으로도 주민 만남의 날을 정해 꽃길에 물 주기, 잡초 제거 등 관리를 해 나갈 계획이랍니다. 구슬땀을 흘리며 마을 가꾸기를 한 주민들을 위해 부녀회에서 맛난 비빔밥을 준비해 주었습니다. 각자 맛을 지닌 여러 나물이 비빔밥으로 하나 되어 맛을 내듯 천층만층 구만 층이라는 사람들이 마을발전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한마음으로 하나 되는 모습을 보여준 덕전 2리 주민들입니다. 보약보다 좋은 꽃길과 함께 모두들 웃음꽃 가득한 모습 쭈~욱 이어가길 바라봅니다.
글 김진희 마을기자
출처 : 천안아산신문(http://www.ca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