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제목 : 싱글벙글 웃음 꽃 피는 군서1리 행복한 마을 '새싹마을공모사업' 추진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3-08-01 17:24본문
천안시 직산읍은 시가지와 공단, 농촌이 혼재된 곳입니다. 공장들과 축사, 전답들을 지나 직산읍에서 3km 정도 들어가면 향교(조선시대 지방 교육을 담당한 국립 교육기관)와 백제 건국 시조인 온조왕을 숭모하는 온조왕 사당 및 민익현가옥을 품고 있는 유서 깊은 군서1리 마을을 만날 수 있습니다. 군서리의 또 다른 명칭은 ‘교동’이라 칭하는데 이건 교육을 담당한 향교가 있는 마을에만 붙여지는 이름이라고 합니다. 군서1리는 1911년도에 약 85명이 ‘대동기’라는 모임을 만들면서 시작된 마을입니다.
오늘은 마을 주민들이 모두 모여 마을 가꾸기를 하기로 한 아주 특별한 날입니다. 아침 9시부터 마을 길 꽃길 가꾸기를 하기로 하였지만, 동네 어르신들은 한 시간 전부터 삼삼오오 골목골목에 모여들기 시작하십니다. 오늘 진행될 꽃길 가꾸기가 기대되시는지 이꽃 저꽃 바라보며 어느 꽃을 어디에 심으면 좋을지 이야기꽃을 피우시느라 여념이 없으십니다. 언제 9시까지 기다리냐고 얼른 예쁜 꽃과 놀고 싶으시다며 빨리 시작하자며 재촉이십니다.
어르신들의 성화에 8시가 조금 넘은 시간 꽃을 배분하고 50개의 화분에 꽃을 심습니다. 경로당으로 가는 길목에 길을 정비하며 쌓아놓은 축대에도 심어야 할 꽃들을 가져다 놓으십니다. 50cm 정도 되는 화분 50개에 한 가지 꽃만 심지 말고 여러 가지 꽃을 함께 심고 싶다고 하셔서 화분마다 다양한 꽃들이 한 가족으로 만납니다. 꽃잔디와 마리골드 송엽국 등 저마다 색색이 뽐내는 꽃들을 손에 손에 호미와 모종삽을 들고 분주히 꽃 가족을 이루어내는 어르신들의 얼굴이 봄꽃처럼 화사하게 보입니다. 꽃 심기에 여념이 없는 어르신들 사이를 오가며 친정엄마 대하듯 일일이 챙겨 주시는 마을지원가 선생님 발길이 분주합니다.
85세 양정희 어르신은 경로당 아래 밭 한쪽을 꽃에게 내어주십니다. 경로당 가는 길이 꽃길로 화사해져 좋고 어르신도 아들도 꽃을 좋아하니 일석이조 아니냐며 꽃 심는 손길이 멈추지 않습니다. 86세 송언연 어르신은 어려서부터 꽃을 꺾어 본 적이 없다고 꽃을 꺾으면 생명을 버리게 되는 거라며 꽃은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느끼는 것이라 하십니다. 집 앞길이 꽃들로 채워지니 꽃밭에 들어앉는 것 같아 너무 좋다며 함박웃음을 지으십니다. 다른 어르신들도 꽃을 심어놓으니 마음이 훈훈하고 좋다며 오늘부터 마음이 변했다고 소녀처럼 깔깔거리십니다. 내 집 앞의 꽃은 내가 물 주고 풀 뽑을 거라 저마다 한마디씩 하십니다.
한편에서는 남자 어르신들이 심어놓은 꽃에 부족한 배양토를 채워주고 꽃 심기가 끝난 화분들을 동네 들어오는 길목에 간격 맞춰 놓아주니 경로당까지 꽃길이 이어집니다. 자리 잡은 화분에 ‘직산읍 군서1리 화분’ 이름표를 붙여주니 예전부터 자리 잡고 있었던 것처럼 익숙하게 느껴집니다. 누가 되었건 동네에 들어서는 순간 봄꽃들이 손 흔들어 환영해 줄 것 같습니다. 꽃 심기가 끝나자 과수원에서 소독할 때 사용하는 농기계에 물을 싣고 와서 꽃들에다 물주기를 하십니다.
마을 꽃길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길 꿈꾸며
2023년 오준환 이장님이 군서1리 마을 일을 맡아보게 되면서 여러 가지로 마을 발전을 위해 기획하시는 일들이 있으셨는데 이번 새싹마을 학교가 많은 도움이 되셨다고 하십니다. 읍사무소에서 새싹마을학교 홍보물을 보고 송경애 팀장님과 전화 상담을 여러 번 하며 새싹마을학교 교육을 권유받으시고 이장님을 비롯해 노인회장님 부녀회장님 총무님과 임원들이 마을사업에 관해서 설명을 듣게 되었습니다. 마을사업 선정전에 마을사업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해주시고 사업구상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주덕 센터장님, 사업구상부터 밤낮 가리지 않고 우리 마을 대표들과 함께해주신 민남기 마을지원가 선생님 등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이번 마을만들기 사업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하셨습니다.
지금까지는 문화재가 있어서 개발 허가에 문화재 관리청의 인허가까지 받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다른 마을에 비해 낙후된 면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우리 마을에 있는 문화재를 지역주민만이 아닌 관광객을 유치해서 마을을 좀 더 발전시키고 싶다는 이장님의 포부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직산향교가 2021년 11월 19일 문화재청 고시로 문화재 지정번호가 폐지되어 매우 아쉬웠지만, 1997년 12월 23일 충청남도 기념물 제109호로 지정되었고 온조왕 사당과 민익현가옥이 있으니, 누구나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도시공원 성산 둘레길까지 연결하여 관광코스로 개발한다면 마을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될 거라 기대가 크십니다.
큰길에서 향교와 이어지는 길이 관광버스나 일반 차들도 쉽게 드나들 수 있도록 폭을 넓히고 주차장도 좀 더 정비하면 좋겠습니다. 천안 시티투어에 군서1리도 참여하여 누구든지 와서 마을을 관광, 견학하면 좋겠다고 하시며 마을의 자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을 거라 다짐하십니다.
이번에 마을 만들기 사업을 처음 접해 보았는데 1년으로 끝나지 않고 마을이 어느 정도 수준까지 성장할 수 있도록 연속성을 가지고 다음 단계 마을사업까지 함께 해 주시길 천안시마을공동지원센터에 바란다며 이 사업이 일회성으로 끝날까 염려하십니다.
아울러 마을의 오랜 숙원사업인 지적 재조사와 광역 상수도, 도시가스, 하수구 정비사업 등 주민들의 생활편의 시설이 개선되기를 바라는 주민들의 공동 목표가 이루어지기를 소망하며 평균 주민 나이 77세 정도 되는 어르신들이 항상 행복하고 싱글벙글 웃음꽃 잃지 않으며 건강하게 앞으로의 마을만들기 사업도 오래도록 같이해 나아가길 바란다는 오준환 이장님.
마을 발전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많지만, 군서1리 주민들이 오늘처럼 한마음으로 함께 한다면 못할 게 없겠지요. 지금 시작한 작은 한 걸음이 언제든 또 다른 걸음을 뗄 수 있게 할 것이며 언젠가는 멀게만 느껴지던 목표지점에 도달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글 김진희 마을기자
출처 : 천안아산신문(http://www.canews.kr)